벼르고 벼르던 방석 완성.
아담하고 폭신한 느낌의 방석을 만들고 싶었지만
바닥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거의 100퍼센트기 때문에
실용적인 걸 고려해서 가로 세로 50센티로 만들었다.
처음엔 너무 커보이거나 안이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만들어놓고 보니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오히려 알록달록한 색깔때문에 마루가 좀 더 환해 보이는 느낌이랄까.
아마 이건 나만 느끼는 걸지도 ㅎ
신랑은 이거 왜 만들었냐는 반응이었기 때문에 ㅎㅎㅎㅎ
끄트머리에는 살짝 마무리 무늬뜨기를 해주었다.
그냥 그래니 스퀘어로 끝내버리면 왠지 아쉬울 것 같아서..
시작은 그래니 스퀘어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떠주었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별꽃 무늬라고 칭하더라.
그럼 나도 별꽃 무늬라고 하지 뭐 ㅎ
색깔을 하나씩 하나씩 바꾸어 떠가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부터 목표했던 분위기에 맞도록 색깔을 이것저것 골라보지만
막상 연결해서 떠보면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다시 풀기도 하지만 가끔 귀찮아서 그냥 지나쳐 버리고 나니
또 의외로 서로 잘 어울린다.
마치.. '인생' 같다고나 할까.
뜨개질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에 잠기곤 한다.
한 코 한 코 잡아서 떠 나갈 때는 언제 완성이 될까 하는 까마득한 마음에
도중에 귀찮아서 내려놓기도 하고 한참 뒤에 다시 떠보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어느새 나만의 멋진 편물이 완성되어 있었다.
당연한 결과가 왜 이리도 신기한 건지.
어떤 색을 골라서 연결해야 더 아름다운 완성작이 될까 고민하는 것처럼
나도 내 인생의 길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어떤 방향으로 내딛어야 하는지 고민되고 두렵다.
가끔 어울리지 않는 색을 연결하는 바람에 옥의 티가 존재하더라도
완성작은 아름다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