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에서의 2박3일을 함께 했던 호텔 '노보텔'. 나카지마 공원과 붙어있다고 해서 아침에 산책이나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선택했던 호텔이다.그리고 영어가 통하는 몇 안되는 호텔이라길래 흔쾌히 결정을 내렸었다.
삿포로 시내와는 지하철로 세 정거장 떨어져 있지만 스스키노와는 가까운 편이라 유흥가에서 밤을 보내고 싶다면 나름 적절한 위치의 호텔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여자들끼리만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좀 무서워서 일찌감치 호텔로 들어왔었다.
이곳 노보텔은 의외로 외국인보다는 일본인이 더 많이 투숙하는듯 보였고 그래서일까.. 외국인에게 친절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지배인처럼 보이는 직원은 다짜고짜 일본어로 질문을 했다. 뭐, 일본에서는 자국어가 항상 우선이라는것 쯤은 알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는 우리가 못알아듣자 영어로 질문을 바꿨고, 당연히 영어권이 아닌 아시아쪽 외국인과의 대화가 매끄러울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텐데 갑자기 한숨을 쉬는게 아닌가. 게다가 우리가 내미는 예약 정보가 담긴 호텔 바우처도 거부하고 패스포트 내놓으라는 식의 태도를 보여서 상당히 당혹스러웠다. 친절이 전혀 느껴지지 않던 그 미소가 거북했다.
반면에 호텔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한 직원은 본인도 서투른 영어와 손짓 발짓에 그림까지 그려주며 우리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무던히 애써주었다. 우리와 마주칠 때마다 먼저 알아보고 인사해주던 그에게서는 진심어린 친절의 눈빛이 보였다.
양복을 멋지게 빼 입고 입가엔 항상 미소를 짓던 그 카운터 직원보다, 수수한 점퍼 차림의 운행 기사가 훨씬 더 멋져 보였다. 마지막 날 일찍 호텔을 떠나야해서 그분을 뵙지 못해 직접 말하지 못했지만, 홋카이도의 좋은 이미지를 더해준 그 분께 진심으로 고마웠다..